지구에서 별볼일 없고 억울한 일을 당한 사람이 다른 세계와 오가는 포탈을 발견하고 거기서 퀘스트를 수행하면 능력도 쎄지고 금전적인 보상도 받는다는 그런 요즘 정말 많이 쓰는 클리셰.

이 소설도 그런 큰 트렌드 안에 들어 있다. 세부적인 내용은 조금씩 다르지만 크게 의미 있거나 창의적인 부분이 돋보이는 건 아니다.

일단 본인은 주인공이 유치하거나 지적수준이 떨어지거나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을 싫어하는데 이 소설은 그런 부분은 없다.

고구마만 먹는 전개같은 것도 없다. 합리적으로 일이 잘 풀려간다.

다만 주인공이 가지고 있는 신념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고, 문체가 상당히 길고 늘어지는 고루한 문체다.

주인공의 독백 중 하나를 예로 든다.

'앞으로는 던전탐사로 지구에서도 바쁘게 움직여야겠네.'

이런 독백으로 상황진행을 설명하는 말들은 소설에서 상당히 좋지 않게 생각하는 것들이지만 일일연재의 한계라고 볼 수 있기에 비난하기는 힘들다.

상황을 계속 보여주고 행간으로 독자를 짐작하게 만들면서 퍼즐을 짜서 넘어가는 것은 권당 연재할 때 훨씬 나오기가 좋은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옹호할 생각도 없기에 이 소설은 그냥 추천도 비추도 아니다. 하지만 시간이 크게 아까워 화가날 정도도 아닌 소설.
Posted by 차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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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이 자기가 쓴 책 안으로 들어감. 그런데 들어가보니 완전 비중이 하나도 없는 엑스트라!


요즘 이런 식의 소설들이 참 많은데, 참 많은만큼 정말 성의없게 대충 쓴 작품들도 많음.


이 작품은 잘 쓴 작품임.


사람들이 초능력을 쓰는 근미래의 세계관. 검술재능, 궁술재능 이런 재능들로 초능력자들이 가는 학교에서 재능을 갈고닦아 괴수들로부터 사람들을 지키는 학교에 입학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됨. 주인공도 모를 정도로 엑스트라의 안으로 들어가서 상황에 대처하면서 이야기를 이끌어나가는 내용인데, 학교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니만큼 학원물의 요소도 꽤 있음.


조연들의 성격들도 확실하게 드러나고, 허투로 작품을 쓰지는 않은 듯함.


SP라는 작품 고유의 설정으로 쓰는 포인트가 있는데, 이 것도 밸런스를 깨지 않고 재미를 더해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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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차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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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법과 용이 나오고 회귀나 전생 같은 게 없는 정통 판타지인데, 뒷심을 상당히 잘 발휘해서 놀란 작품. 초반에도 꽤 재밌지만, 뒤로 갈수록 더 재미있음. 벌려놓은게 많은데, 무너지지 않고 작품을 잘 이끌어나감. 갑자기 생각나는 드래곤 푸어는... 뒷부분에서 너무 힘이 쭉 빠졌음.


주인공 테오도르 밀러는 열등생인데, 7죄종 중의 하나인 탐욕의 마도서 글러트니를 얻어서 책을 포식할 수 있는 능력을 얻음. 그 능력으로 미녀도 꼬시고 왕국도 구하고 9서클 대마법사도 되는... 이런 식으로 설명하면 모든 판타지가 거기서 거기겠지만,


조연들의 매력을 잘 살렸고, 마법을 표현하는 방법이나 주인공의 성장을 나타내는 것들이 세련됐음.


서방의 검술도 작가가 만든 듯한 창의적인 시스템, 동방의 무협도 중반부부터 나옴. 결국은 주인공이 먼치킨이지만 구르고 죽을 위기를 넘기면서 강해지는 먼치킨이라, 약자의 위치에 놓일 때가 더 많았음.


어떤 부분이 딱 좋다! 이것보다는 그냥 작품 자체를 잘 써서 강추를 줄 수 있는 작품임.

Posted by 차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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